유족회 소개

창립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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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혁명 유족회 창립 선언문
폭정 12년간 우리 동포는 조난의 암야에서 비운의 슬픔을 타고 남몰래 눈물을 지었으며 고달픈 과정에 지쳐 숨 막히는 고비의 한숨짓기 그 몇 번 이던가?

성실했고 순종하던 것조차 죄가 되어 애매한 몽둥이에 억울한 죽엄의 가혹한 벌을 받아 무덤 없는 지하에 한 많은 고혼이 되기 날로 극기하여 가더니 드디어 반만년 역사와 배달민족의 긍지를 입증하는 듯 우리의 나이 어린 형제 · 자매의 자식들은 오직 불의타도에 적수공권 으로 민주주의를 소생시키려는 이념 하에 철석같은 구국신념을 품에 안고 총탄의 폭우 속으로 총궐기했던 것이다.

정의와 불의가 싸우는 함성은 뇌성벽력인 양 천지의 끝까지 진동함에 천지신명은 감았던 눈을 떴고 완강 무도한 마왕의 아성은 무너지고 산산이 깨어진 성터 위엔 이마의 솜털이 채 가시지도 않은 혈육들이 처참하게 뒤 덮혀 있고 흘러나오는 핏줄기마다 민주의 무궁화가 한 송이, 두 송이 피 기 시작했으나 한 많고 미련 많던 어린 덕들에게 높고 빛나는 명예를 준들 위로가 될 것이며 값진 금은보화를 준들 무슨 위로가 될 수 있으랴. 단 하나 민주투사들의 마지막 숨결 속에서 속삭이던 “이승만 정권 물러가라!” “공명선거 다시하자!” “민주학원의 자유를 달라”고 하던 혁명투사들이 구하려던 생전의 숙원을 감읍하여 진실한 민주주의 국가 탄생과 발전을 이룩하여 줌으로써 위령, 위혼의 기를 삼고자 애끓은 심장의 피가 역류하는 듯 가슴 아파 목이 메는 인사 혼미한 중에도 옷깃을 가다듬고 외치노라.

4월혁명 이전의 독선적이며 비민주적 사고방식의 일신하여 진취성 있는 세계관을 가짐으로써 대범하고 과감성 있는 민족혼을 육성함에 일조의 빛이 되고자 할 것을 전제하고 민주혁명의 장엄한 의거정신을 받들어 유족들의 눈에 흙이 들어갈지라도 다시는 일인독재의 폭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모진 역경 속에서 움터난 어린 생명들에게 다시는 총탄의 무자비한 세례가 반독되지 못하게 할 것이요, 애국의 미명아래 4월혁명의 성혈을 팔아 불의와 사욕을 위해 교활하게 난동하는 민족반역자를 추호도 용허치 않기 위하 「4 혁명유족회」를 조직하고 전 유족의 잔명을 아낌없이 내어걸고 민주투쟁의 선봉에 설 것을 굳게 맹서함과 아울러 여기에 우리 유족들은 생에 보람을 걸고 민주혁명의 이념을 영구히 지켜나갈 것을 만천하에 선언하는 바이다.

1960년 5월 27일
4월혁명유족회